오늘도 퇴근길에 마포에서 한강 자전거길로 들어섰습니다.

바람이나 잠깐 쐬고 들어가자 싶어서 한강대교 밑을 지났는데, 조금 더 가고 싶어져서

그냥 발길닿는대로 잠수교까지 달렸습니다.

잠수교 건너서 남쪽으로 넘어갔다가 여의도에서 마포대교로 돌아올까 싶어서 잠수교를 건너려고 보니



잠수교 북단 지하차도로 진입하는 방향 차도에 택시가 세워져있고, 헌병이 빨간등을 들고 차량을 택시 옆으로 우회시키고 있더군요.

택시 앞에 오토바이가 세워져있기에 멀리서 보고는 오토바이 사고났나보다 했습니다.

무슨일인가 싶어 가까이 다가가보니.. 자전거 ㅜ.ㅜ



오토바이 앞에 자전거 한대가 나뒹굴고 있고 그앞에 사람 한명이 차도에 쓰러져있고 한명이 부축을 하고 있고,

주변에 두세사람이 살펴주고 있더군요.

주변 정황상 자전거가 잠수교 북쪽 차도를 횡단하다가 택시하고 충돌한 상황이었습니다.

그길은 양쪽이 다 내리막 경사인데다가 평소 차량통행이 아주 많지 않은 곳이라 보통 차들이 시속 100km 가까이 엄청 밟아대는

구간이라 순간 든 생각이 "차에 받힌 사람이 위험하겠구나" 싶더군요. 불길한 생각도 들고요...



곧 경찰이 오고, 앰블란스도 왔습니다.

자세히 보니 어린 아이들이더군요.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중학생들이었습니다.

둘이서 동작대교 쪽에서 오다가 잠수교를 만나니 위로 돌아가야 되는데, 그냥 건너려다가 첫번째 건넌 아이는 괜찮았는데

뒤따라 오던 아이가 강남쪽에서 넘어오던 택시에 받힌 것입니다.



헬멧도 쓰지않고 아무런 보호장구 없이 잠수교 북단에서 횡단하다가 택시하고 충돌을 했으니, 심각한 상황이었죠.

정말 다행히도 다리쪽 골절 정도이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사고현장에서 한참 머물렀던 분이 말씀을 하시더군요.

특별한 출혈은 없는 상태였고 머리쪽을 크게 다치거나 부딪히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택시와 충돌할때 붕떠서 떨어졌을건데, 머리부터 떨어졌으면 현장에서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 정말 다행히

다리쪽 부상이외에 머리를 다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그길이 사실 동쪽에서 오다보면 오른쪽으로 언덕으로 해서 돌아가는 자전거길이 있기는 하지만, 밤에 지나다보면 아무생각없이

직진해오다가 차도를 만나서 돌아가는 경우도 많은 곳이라 안내판을 붙이고 펜스를 치던가 했으면 합니다.

보통 상황이라면 대부분 다시 돌아서 위로 지나가겠지만, 어린 아이들이 겁없이 건너다가 큰 변을 당할뻔 했습니다.



사고현장에서 구급차가 아이를 싣고 떠나는 것까지 지켜보고 사고난 아이의 친구와 잠깐 대화를 했습니다.

한남동에 사는 중학교 1학년생이라고 하더군요. 주변 아줌마가 몇가지 물어보면서 하시는 말씀이...

그래도 사고나자마자 차들 옆으로 마구 달리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차도 한가운데로 뛰어 들어가서 친구 붙잡고 있으면서

핸드폰으로 신고하면서 그러고 있더라고 하시더군요... 잠깐 몇가지 대답을 하더니만 결국 아이가 겁에 질린 눈으로 울음을

터뜨리더군요. 저도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지금도 다친 그 아이 무사하기만 바랄 따름입니다.



그 길을 한밤중에 자전거로 무단횡단한 것은 정말 무모한 일이지만, 어린 아이들이기 때문에 아직 뭘 잘 모르고 그랬나보다

싶고 앞으로는 절대 그럴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이 들고 어서 무사히 회복하기만 바랄 따름입니다.



그러고 나니 마음이 착잡해져서 다시 집으로 돌아와서 바로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저도 주로 도로로 달리지만 항상 생각하는 것은 여러가지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니 안전운전,방어운전을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자출사 회원 여러분도 항상 안전운전,방어운전하시고 늘 안전하시길 빕니다.

- 네이버 자출사 카페에도 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