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링크] http://economy.hankooki.com/lpage/industry/200710/e2007101017193147730.htm

* 자전거 생산 방식 / 수입 방식 / 국산, 중국산, 수입산 등에 대한 개념에 대한 설명이 있습니다.
* 제조사별 점유율 / 시장 판도 등도 볼만합니다.

=============================================================================================

[업종 Inner View] 공장 해외이전 단가 낮추고… 고급브랜드로 시장 공략…
작년 내수시장 200만대 규모… 판매량 年평균 15% 고속성장
접이식등 '제품 質 높이기' 주력… 토종 점유율 70%로 올라서


이현호 기자 hhlee@sed.co.kr

"부활의 페달을 밟으면서 달리고 있다."
저가 중국산 공세로 가격경쟁력을 잃어버리면서 사양산업으로 추락했던 국내 자전거 산업이 재활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최근 2~3년간 판매량 증가세가 꾸준하게 이어지면서 판매량과 생산량이 각각 연 평균 15%, 20% 이상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한국자전거공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자전거 내수시장 규모는 97년 외환위기 당시 80만대에서 2001년에 100만대 수준의 소폭 증가에 그쳤던 것이, 지난해에 200만대 수준으로 두 배 이상 크게 증가했다.

특히 외환위기 당시 저가 중국산 자전거가 70% 가까이 국내 자전거 시장을 잠식했던 것이 지난해 15%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도약의 성공요인은 국내 자전거 업체들이 경영합리화 전략을 선택, 시장 경쟁력 확보에 나선 것이 주효 했기 때문이다.

인건비 및 생산원가 절감 등을 위해 국내 생산공장을 폐쇄하고 중국과 대만 업체들로부터 OEM 납품을 받거나 중국 현지공장을 직접 설립, 생산 체계를 구축한 것이 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것.

자전거협회 관계자는 "자전거산업의 몰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생산공장의 중국 이전을 놓고 국내 업체들이 많은 심사숙고를 했었다"면서 "그래도 결과적으로 생산단가를 낮추게 되고 이를 통해 늘어나는 이윤을 다시 제품개발에 투자하면서 제품의 질을 향상시킨 것이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토종브랜드가 수입브랜드 앞서=국내 자전거 업체는 4개사로 지난해 기준 전체 시장점유율 70% 수준을, 나머지 30% 시장은 저가의 중국산 및 고가의 수입브랜드가 차지하고 있다.

1998년 국내 시장의 70% 수준을 수입산이 차지하던 시장구조가 완전히 역전된 것이다. 매출 규모도 국내 업체가 1,200억원으로 전체 매출규모의 75%가 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처럼 국내업체가 시장에서 선전하는 것은 저가의 중국산이 아닌 고급브랜드에 주력하며 시장공략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국내 자전거시장의 선두 주자인 삼천리자전거는 고급브랜드 첼로가 상반기만 97억원의 매출을 달성, 지난해 보다 35% 가량 증가했다. 올해 연간 매출 2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전체 매출의 25%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환익 삼천리자전거 마케팅팀장은 "첼로 브랜드가 올해 별도 독립법인으로 분리한 것은 고급브랜드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서 였다"며 "수입산과 국산 제품의 시장지배력은 결국 고급브랜드 공략에서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했다.

2위 업체인 알톤스포츠도 고급브랜드를 내세워 매출 신장을 이끌고 있다. '베네통' 등 외국 유명브랜드와 라이선싱 계약을 맺고 고급 제품군의 역량을 강화, 판매에 나서고 있다.

이에 힘입어 올 상반기 실적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약 30%가량 신장했다. 뒤를 이어 3위를 기록하고 있는 코렉스자전거판매도 '크라이슬러' 등 고급 제품군으로 수요층을 넓혀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업체의 매출규모 총액은 매년 15% 이상 늘어나고 있는 반면 수입브랜드의 매출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며 "2~3년 후에는 수입브랜드 시장점유율도 10%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가제품 시장 급성장= 자전거 시장은 수백만원이 넘어가는 고가형(시장점유율 15%)과 10만원 내외 저가형(시장점유율 15%)으로 나눠져 형성되고 있다.

고가형 제품군은 웬만한 승용차 가격과 맞먹을 정도로 비싸게는 1,000만원 전후에서 가격대가 형성되기도 하는데 수요 층은 계속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매년 5% 이상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자전거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전거의 내수시장 규모는 200만대 중 15%인 30만대 가량이 고가 자전거로, 이 가운데 미국이나 유럽 브랜드가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국내 업체들도 고가형 제품의 판매비중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시장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삼천리자전거는 현재 자전거 유행을 주도하고 있는 MTB분야에 올 초부터 고가 제품군을 따로 선보이기도 했다.

150만원에서 300만원의 가격수준의 제품들이 이에 해당된다. 알톤스포츠도 올 4월에 미국 GM으로부터 '사브' 브랜드 라이선싱을 따내며 고가 제품군을 한층 강화시켰다.

반면 저가 제품군도 주 5일 근무제 확산과 레포츠 활동인구의 증가로 인해 인기가 꾸준하다. 전체 시장의 40% 수준을 차지하는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자전거업계 3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코렉스자전거판매의 경우 레저활동 증가에 따른 저가형 산악자전거 판매시장에 별도 부서를 설치, 시장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저가 제품군의 연평균 성장률이 15% 이상의 판매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올 상반기만 10만대 이상의 판매를 기록했다.

코렉스자전거 관계자는 "올해 특히 인기 제품군인 산악용 및 접이식 자전거 중심으로 다양한 저가 자건거를 선보이며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며 "저가 제품군의 매출은 꾸준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데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저가의 중국산 자전거 수입도 꾸준히 늘고 있다. 업계는 국내시장의 저가제품 비중은 약 15%로, 10만원 이하의 저가 자전거 위주로 인터넷 쇼핑몰 등을 통해 판매, 국내업체들과 경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 '메이드 인 코리아' 자전거는 없다？

4개 제조사 모두 국내공장 폐쇄 해외생산

최근 생산된 국내 자전거 중 'Made in Korea'가 있을까.

정답은 'No.'

연 200만대 정도의 자전거가 출시되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간단하다. 국내 자전거 제조업체가 4개사로, 국내에 생산공장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1위인 삼천리자전거가 2001년 양산공장 폐쇄를 시작으로 구조조정에 들어가, 2005년 옥천공장의 폐쇄를 끝으로 국내에서 생산하는 자전거가 전무한 게 현실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저가 중국산 및 고자 외국산의 제품들과의 시장경쟁에서 살아 남기 위해 생산원가 및 인건비 등을 줄여 가격경쟁력을 찾기 위한 체질개선 일환으로 분석된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자전거 수입량은 197만대다. 이 중 국내브랜드가 85%(167만4,500대), 수입브랜드가 15%(29만5,500대) 정도로 나눠진다. 물론 국내브랜드는 중국 등 해외현지 생산공장을 통해 들어온다는 사실이다.

삼천리자전거 영업팀 관계자는 "비록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이 없다는 것이 씁쓸하기는 하지만 자전거 업종만 그런 것이 아니고 업종을 불문하고 기업이 글로벌화 되면서 '메이드 인 (Made in)' 보다는 '메이드 바이 (Made by)'가 중요한 시대가 됐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