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TANCE : 96km

DEPARTURE :  Hecelchakan

ARRIVAL :  Muna

지민의 자전거 TITICACA F7 “투쓰리스”가 전하는 이야기

아이들이 오늘따라 모두 제시간에 일어나 준비도 갖추고, 

아침도 적당히 먹어서 느낌이 좋은가 보오. 다들 제법 잘 타는 듯하오. 

지민은 요새 자전거타기가 너무 힘들어서 팀원들에게 미안해하던데, 

오늘은 뒤처지지 않고 잘 따라가더이다.

Campeche주(州)에서 Yucatan주로 넘어가는 검문소 앞에서 쉴 때, 
지민은 처음으로 누워서 낮잠을 즐겼소. 

드디어 어머니 지구(Mother Earth라고도 하지요..)에게 마음을 연 듯하오. 

헌데, 쉬는 도중 어떤 양반이 우리가 앞에 차를 세우더니 
느닷없이 음료수가 필요하냐고 물어보지 않겠소? 

그의 존함은 Daniel이고, 

아내, 어머니, 딸과 함께 멕시코를 여행 중인 베네수엘라 사람이라 하더이다. 

그 전처를 물으니, 

자전거로 여행하는 우리가 너무 힘들고 지쳐보여서 

시원한 음료수를 주고 싶다고 하더군. 

트렁크를 여니 간식거리를 가득 담은 아이스박스가 여럿 있었더랬소. 

썩 힘들지는 않았음에도 아이들은 모두 음료수 한 병씩을 집어 들고 매우 행복해했소. 

쿨하게 트렁크를 열어젖히는 Daniel

명진은 신중하고 현실적으로 음료를 고른다.

고마워요. 덕분에 행복하네요

Daniel의 은혜로운 부인과 딸

이 나라의 진정한 벽촌이라 할 만한 마을에 들어왔소. 
길 양 옆에 짚으로 만든 지붕을 얹은 집들이 있는 게 아니겠소? 

정말 이 나라의 참모습을 볼 수 있는 것 아니오리까? 

자전거 여행이 이런 점이 참 좋다. 사소한 것이지만 자세히 보게 된다는 점.  내가 엄청 고생해서 온 곳인 만큼 자세히 감상하게 되는 것 같다.  -지민-

점심을 닭날개(줘도 안 먹는다고 하더만 잘만 먹었더랬소)와 피자로 거하게 먹고, 

식당 건너편, 어느 집 바로 앞에서 앉아 쉬고 있었소. 

이 나라의 국기와 닮은 피자!

문제는, 그 집에 아이들도 여러 명 있었다는 것이오. 

이주와 해웅의 “어린이는사랑받아야해”본능이 발동해버렸소.

한 아이에게 축구 좋아하냐고 물어본다. 그렇단다. 같이 하자고 했다.  용케도 다 알아듣고, 공을 가지고 나온다. 나도 덩달아 쓰레빠를 벗어 던지고, 신나게 공을 찼다.  그런데 아이쿠! 한낮에 내리쬐는 햇빛에 아스팔트 바닥은 계란 후라이를 해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달구어져 있었다.  처음에는 조금 뜨겁다 정도였는데, 시간이 흐르자 발을 디딜 수 없을 정도로 뜨거웠다. 이미 발은 익어 버려 껍질이 하얗게 변해있었다.  어쩌겠는가? 이미 익은 뒤인데. 다음부터는 몸 좀 사려야 겠다.  -해웅-

희한하게 가정집에 대문이 없다...하고 들여다 보는 순간 아이들과 눈이 마주친다!! 그 중에서도 그녀는 예뻤다. Princessa~~~~~~!!!! Michelle...그녀의 이름...목놓아 그녀를 부른다. 외면한다. 그녀에게 오늘 새로 산 분홍귀걸이를 선물로 주자,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이제 다른 애랑 놀기 시작한다. 이번엔 남자애다. 총 놀이는 언제 해도 재밌다. 빵!!!!으악 다른 꼬마가 자기에게도 귀걸이를 달라고 했을 땐 정말 놀라 자빠지는 줄 알았다. 역시 질투는 독이다. 얘들이랑 노느라 하루일과가 다~~~~ 가버렸다. Michelle이 커서도 변하지 않기를, 딱 요 만큼만 예쁘기를 마음속으로 간절히 빌며 그녀와 슬픈 작별인사를 했다.  -이주-

금일의 목적지 Muna란 마을에 도착했을 땐 어깨가 절로 들썩였소. 

교복이 보이고 농구장에 야구장에 축구장까지...

교복이라니...흠흠...키티, 이상하게 보지 마시오. 그녀들은 예쁘지는 않았다오.

저녁은 크림 크레페와 칵테일부터 햄버거, 스파게티, 일본식 국수까지 메뉴가 100개는 되는 것 같은 식당에서 먹었다오. 

메뉴가 그렇게 많았는데도 시킨 음식이 고루 맛있었던 것이 신기하다고 하오. 

야영 날이라서 염치에도 불구, 아이들은 식당에서 차례를 돌며 씻었소.

인터넷도 잠시 사용했소.

멕시코 와서 처음이라 감격적이었지만 이내 실망하는 눈치인 듯 했소. 

매우 느렸거든.

야구장에 텐트를 쳤소. 개가 막 돌아다니고 박쥐가 날아다닌다오. 

정말 동물농장 체험은 원없이 하는 듯하오.

술을 마실 땐 집단의식을 행합니다ㅋㅋㅋ

주행을 잘 끝낸 기념으로 그리고 명일 일정이 가벼운 전처로, 포도를 곁들여 맥주를 마셨소.

익숙해 지다 보니 하루하루도 빨리 지나가고... 사실 아쉽다거나 하는 건 없지만 그냥 제 때 먹고 규칙적으로 자고 숙소가 있으면 소소한 행복을 느끼게는 해준다.  그리고 여러 가지 내 미래에 대해 고민해 본다.  내 인생 전채를 고민하기 보단 주로 귀국해선 뭘 할까가 주 고민거리.ㅠㅠ 내일은 자전거를 얼마 안탈 예정이라 행복♥ 관광을 해줘야겠다.. ㅋㅋ  -명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