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나에 눌러 앉아 멍청히 숙소와 식당만 오가던 우리는 허망함과 자괴감에 빠져버렸다.

다른 곳을 가보자는 의견 중 시내버스로 갈 수 있는 Guanabo해안이 선정되었다.

Episode 1

전날부터 심상치 않았던 두현의 몸 상태는 이 날 더욱 악화되었다.

똘똘 뭉친 우리 팀원들의 성격 상 두현을 두고 그냥 갈 것 같지는 않았는지

두현은 힘든 몸을 이끌고 다같이 시내버스에 올랐다. 사람이…정말 많다.

 대한민국 저녁 7시 강남역의 지하철 2호선 저리가라 할 정도로 사람이 빼곡히 들어찬 버스.

안그래도 몸이 안좋은 두현은 에어컨도 가동하지 않는 버스 안에서

구역질을 참아가며 간신히 서 있었다.

Episode 2

두현의 몸상태가 괜찮아져 다시 버스를 타고 목적지로 출봘~

버스를 한참 타고 가는데 술에 쩔은 여자애가 남자둘과 탄다.

흑인 여자애, 흑인 남자애, 백인 남자애

여자애는 무슨 술을 어찌나 많이 마셨는지 인사불성이다.

버스는 언제나 만원이었지만 점점 사람이 줄어들고 있었다.

우린 모두 보았다.

갑자기 여자아이 다리에 흐르는 물....

그녀의 섹시한 입에서는 스파게티가 오바이트와 함께 흘러내리고 있다.

지져스! 충격!

남친으로 보이는 듯한 백인 남자애가 갑자기 그녀에게 키스를 한다.

그들은 그렇게 흔적을 남기고 떠나버렸다.....

Episode 3

캠핑

드디어 도착한 Guanabo 해변!

당연하다는 듯이 아무렇지 않게 시작한 캠핑.

캠핑의 필수....캠프파이어!!!

특히 종석이는 열성적으로 땔감을 구해온다.

바닷바람에도 불은 활활 잘 타오른다

아무도 우리에게 뭐라하지 않는다. 경찰에게 잡혀 가지도 않는다.

얼마만에 보는 팀원들의 웃음인가요?ㅎㅎㅎ

우린 함께 있다는 것에 행복을 느껴요(느끼느끼)

우리의 저녁거리로 산 바게트 빵!

해웅이는 이 빵을 불에 구워먹으면 더더더더욱 맛있을 거라며 좋아한다

알고보니 웃길라고 한 짓이었다^^;

이런 낭만적인 곳에서

야영 그리고...

시가.....

나뭇가지 색깔로 변장한 카멜레온!! 난생처음 보는 카멜레온에 모두들 신기신기+_+

나 지금 사실 되게 낭만적이다.

내 생애 첫....

바닷가에 앉아서, 모닥불 피우고, 나무에 기대어,

별을 바라보며, 파도치는 소리가 들리고, 글을 쓴다! 글을!

허세녀라 해도 괜찮다! 이런 경험을 어디서 하겠는가...나니깐 할 수 있는거다^ ^

환상적이고 낭만적인 이 순간 내 옆에 남치니가 있으면 더 좋겠지만 괜찮다....

비록 내 가방 옷 화장품 비상용품 등등 모든걸 잃어버린 그 곳 근처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여유를 만끽하는 건 정말 오래간만이다~ ㄲㅑ!!!

- 2011.01.29 이주 일기 발췌-

어느덧 저물어가는 해...

어둠속에서 더 빛을 발하는 불꽃 ...

이 아름다운 밤은 너무 가슴 벅차고 설레어 차마 글로 다 담을 수 없음이 매우 아쉽다.

Episode 4

아침에 일어나 보니 너무나 눈부셔~

모든게 다 변한거야~♬

아름다운 햇살, 텐트사이로 보이던 야자수 나무, 정말 파~랗고 반짝반짝 하는 바다, 그리고 평화로운 바닷소리

'린다(이쁜이)'라는 이름을 가진 강아지, 그리고 그 주인꼬마 Edmir

아무튼 그 아인 13살, 오늘(1月 30日)이 생일이라 한다.

가족들은 돈벌러 해외로 떠났고, 그와 놀아주는 건 강아지 린다와 루키 뿐이라고...

린다 린다 린다~

애교가 넘치고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 그녀는 매력 만점!

모두 린다를 좋아한다~

"린다~~~" 하고 부르면?ㅎㅎㅎ

Edmir가 내 핸드폰을 팔라고 했었다.

내가 여기선 사용 못한다고 하자 괜찮다며 팔라고 한다.

자신의 강아지는 생일 선물로 받았다고 한다.

많은 쿠바인들은 배를 타고 미국으로 탈출한다고 했다.

그렇게 자기 아버지도 나가있고 전화로 간간히 연락을 한다고 했다.

화장실이 급해서 그 남자애 집에 들렀는데 밖에서 싸나 거기서 싸나.....

물이 내려가는 시설이 없다보니 불편한건 매 한가지;;

제일 충격적인건, 흑백티비로 코난을 시청하던 길다란 아가씨...

그녀는 누나가 아니라 동생이었다는 것

흑인은 역시 우월하다 를 다시 한번 느꼈다.

-명진 일기 中 발췌-

Episode 5

아침은 마떼끼야(버터)와 바게트 빵!

여기 이 버터랑 빵 정말 너무 너무 맛있어서 한국으로 데려가고 싶다ㅠㅠ

우린 거지가 되는 것을 자원한다!

주위의 시선 따윈 아랑곳 하지 않고

우리의 아침에 집중한다! 집!중!

한참 식사중인데 지나가던 어떤 아줌마가 우리한테 뭐라뭐라 말을 한다.

알고 보니 향수를 달라는 거였다...

저번에 비냘레스에 갔을 땐 비누를 달라더니...뭐가 있어야 주지

Episode 6

돌아오는 길 버스에서 진짜 Tarara(따라라)대학교(중국 유학생들이 다니는 대학교)를 본다.

정말 있었구나!!

그리고 따라라 대학을 다니는 것으로 추정되는 진짜 치노를 본다.

여기 쿠바인들은 치노랑 꼬레아노를 구분 못하는데

저 치노들은 우릴 꼬레아노인 줄 알까??

암튼 쿠바에서 스페인어를 배우는 치노들은 쿠바식 스페인어를 구사한다. 흠...

버스안에서 놓쳐버린 따라라 대학교 모습...

그 모습은 내눈에(이주) 충격이었다.

빽빽한 창문에 빽빽한 빨랫감이 널려 있어 매우 지저분한 인상을 주었다.

하지만....왠지 모르게 어울리는 것도 같다 쿠바랑...

- 32화 끝 -